[인사이드 시민] #제6편 _ 정란아 이사
(사)시민 제6기 임원이 새로 구성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해는 조직 재구조화를 위한 전환기라는 중차대한 시기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상기하면서 또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지, 새롭게 함께 하시게 된 이사님들은 (사)시민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계시는지 회원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인사이드 시민'은 시민의 사람(人사이드)을 소개하는 의미와 시민 속으로(inside) 좀 더 깊게 들어가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
여섯번째 인터뷰이는 정란아 이사(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 정책위원장)입니다. 정란아 이사님은 많은 분들에게는 (전)서울시NPO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익숙할텐데요. 자유인이 된 지금, 정란아 이사님이 여전히 시민사회 활성화를 고민하고 있는 지점과 활동은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서울시NPO지원센터를 처음 열고, 문닫는 과정까지 함께 하셨는데, 센터 수탁법인이었던 <시민>이 2013년에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같이 결합을 하셨나요?
아니오. 당시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에서 활동하다가 센터 기획실장 자리에 지원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시민> 이사진들과의 면접 자리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당시 <시민> 초대 이사장이었던 권미혁 선배(전, 국회의원), 정선애, 박영선, 정현곤 선배님들 앞에서 면접을 본 기억이 나네요.
오랫동안 활동해 오셨던 '시민행동'이 하는 일과 센터가 하는 일이 성격이 다른데 어떤 계기로 센터에서 일할 마음을 갖게 되었을까요?
시민행동은 1999년 9월 9일에 만들어졌는데, 거기에서 주로 조직운영 활동을 했어요. 활동가들 월급 챙기고, 후원모금하는 일을 주로 하다가 기업감시운동파트에서 '좋은기업만들기' 파트 국장을 맡으면서 기업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감시하는 운동을 오래 했어요. 그러다가 당시에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 센터로 오게 되었는데, 그 때만 해도 센터에서 3년만 딱 집중해서 열심히 해 보고, 다시 시민행동으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센터에서 거의 10년 간 활동을 하게 되었더라고요.
당시만 해도 제가 시민사회 활성화나 시민사회 법제도 정책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어요. 그전까지 기업감시 운동을 주로 해 왔는데 관련한 활동 풀이 거의 없다보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나 시민사회 연대체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었죠. 연대회의든 <시민>이든 잘 몰랐고, 센터 수탁법인이 <시민>이라는 정도만 알았죠.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에도 <시민>은 시민사회 활성화와 관련한 활동을 하는 곳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가장 결정적인 것은 당시 초대 센터장이었던 정선애 센터장에 대한 신뢰로 센터로 간 것도 있기도 해요.
3년만 하려던 마음이 바뀌고 계속 센터에서 활동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시민행동도 어느 정도 후배 활동가들이 주도적으로 조직을 안정적인 구조로 만들고 있는 상태였고, 그냥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있게 된 것 같아요. 센터 재계약, 재수탁 과정을 준비해야하는 시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획실장으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시민사회 활성화의 법제도 정책이나 관여의 폭이 높아졌어요. 당시 정선애 센터장님이 기획실장인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주기도 하였어요. 그래서 제 역할을 센터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대외협력 업무 중 많은 부분을 센터장님과 제가 반반 나눠서 하였고요. 센터장님이 저에게 그런 공간에 나가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배려해 준 측면이 컸어요. 그 때 행안부나 총리실과 계속 접촉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 법제도 정책 활동을 하던 와중이었고,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지원넷)에서도 그 연결 역할을 같이 하게 되었어요. 그런 역할들을 계속 하다 보니까 3년이 지나고 아니고가 안중에 없게 된 것이었죠.
서울시NPO지원센터 재임 시절 센터 구성원들이 마련해 준 센터 활동 9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2022.11.)
센터에 계시는 동안 <시민>은 어떤 조직으로 다가왔나요? 그리고 올해 이사로 다시 결합하신 이후의 <시민>은 어떻게 다가오나요?
먼저 센터 모법인이라는 인식이 당연히 컸죠. 그리고 기존에 <시민> 임원들은 각 단체 총장이나 처장단들이 많이 결합되어 있어서 한편으로는 어렴풋하게 <시민>이 시민사회 협력이나 연대를 대표하는 조직 중의 하나로 인식되기도 했어요. 또 서울시NPO지원센터를 위탁하고 있으니까 그런 인식이 더 크기도 했죠. 두번째는 그 당시에도 지금의 비전하고 똑같은 역할을 했던거잖아요. 박영선 선배나 정현곤 선배나 다 시민사회 활성화 연구를 하고, 제도정책을 만든 사람이었고. 또, 김소연 박사나 조철민 박사나 이런 분들도 서울시NPO지원센터와 연구 협력사업을 같이 한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민>의 포지셔닝을 가지고 활동을 한 것도 크죠. 그래서 <시민>을 특별하게 구분해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당시 <시민>에서 계속 이런 메시지는 있었죠. 센터가 시민사회 활성화와 관련한 주요한 역할을 다 하고, <시민>은 자체적인 고유한 브랜드 사업이 없다는 문제의식을 계속 내비췄던 것 같아요. 그럴때마다 저는 센터가 센터 일을 잘 하는 것이 <시민>의 성과인데, 왜 이사진들이 그런 얘기들을 할까하는 것에 대해 의아했어요. 여기까지 와서 다시 되돌아보면 센터를 <시민>의 1/N 사업으로 당시에 인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시민>의 비전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이사님들이 논의하는 걸 보면 지금도 센터와 <시민>을 동일시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우리가 수탁을 했던 센터가 시민사회 활성화에 일정 정도 기여를 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센터와 <시민>을 동질한 관계로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시 이사로 결합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있을까요?
<시민> 운영위원장이셨던 박창신 이사님의 권유로 올해 다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조직의 위기 상황에 모두 다 손을 들고 떠난 상태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함께 했던 시민사회 리더들이 아닌 정작 <시민>에 결합한 지 얼마 안 된 박창신 이사님(변호사)이 조직의 위기 상황을 타파하고자 총대 메고, 조직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돈도 모으고, 사람도 모으면서 책임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미안함과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는 연초에 비전을 다시 만드는 과정까지만 결합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계속 함께 하게 되었어요.
"새로운 상상력을 위해 시민사회 제도정책 개선 활동과 현장 연구가 만나야 하는 이유"
센터에서 활동하시면서 <시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사람 중의 한 명으로서 지금까지 <시민>이 한 가장 큰 성과는 뭘까요?
<시민>안의 연구진 그룹이 가장 큰 성과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연구진들이 많은 고생을 했죠. 시민사회 관련 연구를 전국적으로 주도했던 그룹도 <시민>의 멤버십에 있는 연구자그룹이예요. 다만, 좀 더 다양한 풀을 넓히지 못한 점이 아쉬운데요. 서울이 이런 역할을 하면서 지역에 있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고민하는 연구자들과도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으면 좋았을텐데 그 역할을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요.
제가 센터에서 기획실장으로 있을때, <시민> 운영위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운영위원회 멤버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의 처장단 중심으로 바꾸었어요. <시민> 일을 하면서 제가 제일 열심히 했던 게 이 일이었어요. 그때 제가 단체 처장단을 찾아가면서 얘기했던게 <시민> 위원회가 다양하게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시민> 안에 과학위원회, 우주위원회, 인공지능위원회 이런게 있어야 한다고 얘기했거든요. 왜냐하면 <시민>이 좀 더 사회를 내다보는 포지션에 있다고 치면 일반단체와는 다르게 시민사회에 관한 새로운 장을 꾸리는 위원회를 만들었으면 했어요. 앞으로의 시대를 미리 연구하고 반영하는 그런 걸 만들자고 했을때, 당시 운영위원들도 다들 좋아했어요.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사실 그렇게 운영이 되진 못했어요. <시민>이 시민사회활성화와 관련한 법제도 정책활동을 주로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민단체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사회문제해결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다양한 현장연구자들이 결합을 하면 좋겠어요. 아직은 내부적으로 현장연구자라는 관점이 협소하게 있는 것 같아서 현장에서 뛰는 활동가들 중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현장을 보는 연구자적 관점을 지닌 활동가들이 더 많이 들어오면 좋을듯 해요. 그런데 그 일을 누가 할 것인가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죠. 저는 연구자분들이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사회 변화에 관한 다양한 시각들이 반영이 되려면 한 사람이 다양한 영역의 전문성을 가질 수 없으니 새로운 관점을 가진 다양한 활동가들이 포진을 하고 있으면 좋겠어요.
연구자적 관점이 있는 활동가분들도 있지만 아닌 분들도 있고, 또 점점 단체 활동가들이 자기 이슈에 더 집중하는 추세인 것 같은데,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조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일단 조직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자기 욕구나 학습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현장연구자들이 자기 영역을 기본적으로 파고드는 성향들이 있기 때문에 연구자적 성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이 잘 조직되면 그것을 엮어주는 역할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위에서 조망하고 있는 <시민>의 현장연구자들이 하면 좋을것 같아요. 저는 현장활동가들은 기본적으로 연구자적 습성이 다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사업계획이나 단체에서 정책제안서를 만들때 사실, 그 의제를 둘러싼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논리를 만들잖아요. 저는 현장연구가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활동가들이 사업계획서나 성과보고서, 정책 제안서를 만들때, 조금 더 연구적 요소를 반영하면 완성도가 훨씬 높아지거든요. 그런 걸 잘 하는 활동가들도 꽤 많고요. 단체 처장들이 발제문이나 토론문을 쓰기 위해서 여러 연구보고서나 자료들을 보는 과정도 저는 연구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과정들을 조직화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런 것들이 시민사회 활성화 안에 중요한 기록이 되거나 근거로 남아야 하거든요. 근데 현실은 이런 역량이 프로젝트로 다 소진되고 있는 실정이예요. 프로젝트는 휘발적 성격이잖아요.
그런데 이와 같이 연결지어서 고민하기가 실상은 어려운 것 같아요.
시민사회가 예전에는 좁은 시각으로 특정 분야에만 몰입한 사람을 비판하면서 일한 시절도 있었어요. 그걸 극복해서 사회를 좀 더 넓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활동가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떤지 생각을 한번 해봐야 하는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시민사회 관련 연구이든 제도이든 정책이든 간에 상상력이라는 것이 발휘가 되어야 해요. 우리가 어느 한 부분을 집중하고 있으면 자기는 모르지만 어딘가로 연결이 되긴 하거든요. 그런데 연결되는 지점을 정작 본인은 잘 모르죠. 모르면 같이 만나서 얘기해 보면 연결되는 지점이 나올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연습을 하지 않으면 연결할 수 있는 상상력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비슷비슷한 사업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시민>이 시민사회 혹은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상상력이 제약되어 있어서 기존에 했던 법제도 중심으로 접근을 하게 되어서 활동 범주가 좁게 느껴지기도 해요.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저는 그 상상력 중 하나가 시민사회활성화 기본법의 토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문재인 정부때 만든 기본법안은 시민사회활성화 위원회를 통해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각 부처와 지자체에 그 계획안을 내리는 정도였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시민사회 활성화라는 것을 엮어낼 수 있는 문장은 없었어요. 다만 대통령령 안에 들어있던 시민사회 독립성, 자율성, 자발성 이런 것들이 실상 기본법안에는 빠져 있거든요. 저는 기본법은 되게 상상력이 필요한 법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가 그걸 계속 행정적으로 고민하다보면 공익법인법이나 공익위원회법 같은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는 거죠. 이건 사실 상상력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일이 될까를 고민하는 영역이어서 기본법은 시민사회에 대한 철학적 가치를 가지고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본법 안에 지원의 속성, 통제의 속성이 다 들어가기 때문에 지원과 통제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요. 현실적으로 이번 정부에서 기본법이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다음 정부에서 통과가 되든 안 되든 시민사회가 생각하는 기본법 안에 우리의 요구와 시민사회의 멋진 모습을 담은 기본법안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통령령이 사실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폐지되었지만 여러 사람들이 대통령령안에 담겨있던 가치를 계속 인용해서 쓰잖아요. 새롭게 대통령령을 만들려면 이것보다는 한 단계 높아지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민>의 활동 중 제일 관심가는 활동이나 이것 만큼은 내가 꼭 같이 하고 싶다고 하는 건 어떤건가요?
제가 연구자는 아니지만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시민사회 법제도 정책을 만드는 활동을 10년 동안 꾸준히 해 왔던 거여서 계속 같은 멤버로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과도 연결이 되어 있기도 하니까요. 사실 <시민>의 플레이어들은 저 같은 사람 보다는 연구자들이거나 현재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젊은 리더그룹들이 자기 운동 영역을 벗어나서 시민사회 활성화라고 하는 의제들을 놓고 같이 고민하면 좋겠어요. 현장의 리더들이 움직이는 지원조직이면 좋겠어요.
"엣지가 꿈꾸는 활동가의 성장"
센터장을 그만 둔 후 자유인이 되셨지만 엄청 바쁘신 것 같은데요. 지금 가장 주력하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최근 론칭한 비영리활동가학교 엣지(이하 엣지)일까요?
네, 지금하는 활동 중 엣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지금 '엣지ON' 온라인 과정을 12강 운영하다 보니 강사 섭외하고, 라이브 방송하고, 가이드북도 만들어야 하다보니 1주일에 많은 비중을 엣지가 차지하고 있어요. 지역청년활동가 대상으로 컨설팅도 하고 있고요. 지역청년활동가들을 만나는 새로운 맛이 있더라고요.
센터에 계시는 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기 어려웠는데, 지금 좀 더 자유롭게 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엣지와 비영리활동가 일자리플랫폼일 것 같아요. 센터 있을 때부터 생각했던 거긴 해요. 일자리플랫폼은 오래 전부터 생각했는데, 일자리플랫폼의 중간다리 역할이 엣지인 것 같아요. 엣지의 장기비전을 보면 교육, 공간, 일자리를 연결하는게 있거든요. 엣지는 일자리플랫폼을 위한 모태 역할을 하는 거죠. 궁극적으로는 일자리플랫폼에서 연결된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어서 시민사회 내에서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면 좋겠어요.
비영리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교육을 만들기 위한 시도들은 그동안 계속 있었잖아요. 엣지가 다른 교육과는 차별화된 점이라거나 혹은 중점적으로 고민했던 지점이 있을까요?
제가 어디에서 읽은 건지 제가 그냥 생각한 건지 잘 모르겠는데, 활동가의 성장을 구성하는 4가지 요소가 경험, 정보, 지식, 성향인 것 같아요. 정보, 지식과 경험이 없는 성향을 중심으로 일하면 조직에 오래 있지 못해요. 활동가에게는 정보와 지식, 새로운 경험이 중요한데 요즘은 경험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정보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걸 엮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지식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 문제를 다른 문제와 연결할 수 있는 힘, 내 문제와 사회문제를 연결할 수 있는 힘이 많이 부족한 거죠. 엣지는 정보와 지식에 중점을 두긴 하는데, 함께 엣지를 기획운영하고 있는 조양호 님(지리산이음 작은변화연구소 소장)은 연결과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분이라서 이것들이 서로 잘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활동가 성장에 관심이 원래 많았나요?
시민행동을 할 때는 조직적 성격상 활동가 성장에 관심을 갖기 어려웠는데, 센터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특히, 센터 사업에 참여한 활동가들의 변화 모습을 보면서 성장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되었어요. 그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지금 엣지도 그때 그 자산으로 연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엣지의 기운이 심상치 않은데요. 여기저기 엣지에 대해 많이 거론되기도 하고요. 아직 론칭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지금까지 진행한 엣지에 대해 평을 해보신다면요?
스스로에게 고생많았다고 하고 싶어요. (하하) 무엇보다 전국 10개의 시민사회 지원조직이 엣지의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정란아, 조양호 개인의 사업이 아닌 우리 공동의 사업이라는 인식이 커요. 엣지의 비전을 만드는 작업을 같이 한 게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시민>도 활동가 성장지원을 한 축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올해는 자원의 부족으로 인하여 바로 손에 잡히는 사업을 하기에는 제약이 있는데요. <시민>이 활동가 성장지원을 위해 할 수 있는 활동들에 대한 팁을 주신다면요?
<시민>이 정책플랫폼을 표방한 것처럼 활동가의 정책설계 역량을 특화해보면 좋을것 같아요. 단체들 중에서 정책제안서를 만드는 단체들이 많지만 사실 훈련을 받아본 적이 많지 않거든요. 단체들의 프로젝트 사업내용을 보면 결국 귀결점은 정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로 모아지거든요. 그렇지만 프로젝트 실행계획서만 있고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게 현실이죠.
정란아 이사님이 인터뷰 중에 내내 강조해서 말씀하신 법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계속 귓가에 맴도는 인터뷰였습니다. 새로운 상상력을 위한 자극과 연결이 시민사회 활동가에게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동기가 '비영리활동가학교 엣지'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엣지'를 엣지있게 꾸려나가는 정란아 이사님의 새로운 여정과 인생 3막이 기대됩니다. <시민>도 엣지의 협력기관으로서 '엣지'가 일으키는 작은 물결이 시민사회 생태계를 신명나게 만드는 '변화의 파도'가 되길 함께 응원합니다. 👏
📢 인터뷰어 : 사무처 김유리&김승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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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시민] #제6편 _ 정란아 이사
서울시NPO지원센터를 처음 열고, 문닫는 과정까지 함께 하셨는데, 센터 수탁법인이었던 <시민>이 2013년에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같이 결합을 하셨나요?
아니오. 당시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에서 활동하다가 센터 기획실장 자리에 지원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시민> 이사진들과의 면접 자리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당시 <시민> 초대 이사장이었던 권미혁 선배(전, 국회의원), 정선애, 박영선, 정현곤 선배님들 앞에서 면접을 본 기억이 나네요.
오랫동안 활동해 오셨던 '시민행동'이 하는 일과 센터가 하는 일이 성격이 다른데 어떤 계기로 센터에서 일할 마음을 갖게 되었을까요?
시민행동은 1999년 9월 9일에 만들어졌는데, 거기에서 주로 조직운영 활동을 했어요. 활동가들 월급 챙기고, 후원모금하는 일을 주로 하다가 기업감시운동파트에서 '좋은기업만들기' 파트 국장을 맡으면서 기업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감시하는 운동을 오래 했어요. 그러다가 당시에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 센터로 오게 되었는데, 그 때만 해도 센터에서 3년만 딱 집중해서 열심히 해 보고, 다시 시민행동으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센터에서 거의 10년 간 활동을 하게 되었더라고요.
당시만 해도 제가 시민사회 활성화나 시민사회 법제도 정책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어요. 그전까지 기업감시 운동을 주로 해 왔는데 관련한 활동 풀이 거의 없다보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나 시민사회 연대체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었죠. 연대회의든 <시민>이든 잘 몰랐고, 센터 수탁법인이 <시민>이라는 정도만 알았죠.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에도 <시민>은 시민사회 활성화와 관련한 활동을 하는 곳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가장 결정적인 것은 당시 초대 센터장이었던 정선애 센터장에 대한 신뢰로 센터로 간 것도 있기도 해요.
3년만 하려던 마음이 바뀌고 계속 센터에서 활동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시민행동도 어느 정도 후배 활동가들이 주도적으로 조직을 안정적인 구조로 만들고 있는 상태였고, 그냥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있게 된 것 같아요. 센터 재계약, 재수탁 과정을 준비해야하는 시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획실장으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시민사회 활성화의 법제도 정책이나 관여의 폭이 높아졌어요. 당시 정선애 센터장님이 기획실장인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주기도 하였어요. 그래서 제 역할을 센터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대외협력 업무 중 많은 부분을 센터장님과 제가 반반 나눠서 하였고요. 센터장님이 저에게 그런 공간에 나가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배려해 준 측면이 컸어요. 그 때 행안부나 총리실과 계속 접촉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 법제도 정책 활동을 하던 와중이었고,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지원넷)에서도 그 연결 역할을 같이 하게 되었어요. 그런 역할들을 계속 하다 보니까 3년이 지나고 아니고가 안중에 없게 된 것이었죠.
서울시NPO지원센터 재임 시절 센터 구성원들이 마련해 준 센터 활동 9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2022.11.)
센터에 계시는 동안 <시민>은 어떤 조직으로 다가왔나요? 그리고 올해 이사로 다시 결합하신 이후의 <시민>은 어떻게 다가오나요?
먼저 센터 모법인이라는 인식이 당연히 컸죠. 그리고 기존에 <시민> 임원들은 각 단체 총장이나 처장단들이 많이 결합되어 있어서 한편으로는 어렴풋하게 <시민>이 시민사회 협력이나 연대를 대표하는 조직 중의 하나로 인식되기도 했어요. 또 서울시NPO지원센터를 위탁하고 있으니까 그런 인식이 더 크기도 했죠. 두번째는 그 당시에도 지금의 비전하고 똑같은 역할을 했던거잖아요. 박영선 선배나 정현곤 선배나 다 시민사회 활성화 연구를 하고, 제도정책을 만든 사람이었고. 또, 김소연 박사나 조철민 박사나 이런 분들도 서울시NPO지원센터와 연구 협력사업을 같이 한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민>의 포지셔닝을 가지고 활동을 한 것도 크죠. 그래서 <시민>을 특별하게 구분해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당시 <시민>에서 계속 이런 메시지는 있었죠. 센터가 시민사회 활성화와 관련한 주요한 역할을 다 하고, <시민>은 자체적인 고유한 브랜드 사업이 없다는 문제의식을 계속 내비췄던 것 같아요. 그럴때마다 저는 센터가 센터 일을 잘 하는 것이 <시민>의 성과인데, 왜 이사진들이 그런 얘기들을 할까하는 것에 대해 의아했어요. 여기까지 와서 다시 되돌아보면 센터를 <시민>의 1/N 사업으로 당시에 인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시민>의 비전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이사님들이 논의하는 걸 보면 지금도 센터와 <시민>을 동일시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우리가 수탁을 했던 센터가 시민사회 활성화에 일정 정도 기여를 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센터와 <시민>을 동질한 관계로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시 이사로 결합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있을까요?
<시민> 운영위원장이셨던 박창신 이사님의 권유로 올해 다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조직의 위기 상황에 모두 다 손을 들고 떠난 상태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함께 했던 시민사회 리더들이 아닌 정작 <시민>에 결합한 지 얼마 안 된 박창신 이사님(변호사)이 조직의 위기 상황을 타파하고자 총대 메고, 조직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돈도 모으고, 사람도 모으면서 책임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미안함과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는 연초에 비전을 다시 만드는 과정까지만 결합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계속 함께 하게 되었어요.
"새로운 상상력을 위해 시민사회 제도정책 개선 활동과 현장 연구가 만나야 하는 이유"
센터에서 활동하시면서 <시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사람 중의 한 명으로서 지금까지 <시민>이 한 가장 큰 성과는 뭘까요?
<시민>안의 연구진 그룹이 가장 큰 성과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연구진들이 많은 고생을 했죠. 시민사회 관련 연구를 전국적으로 주도했던 그룹도 <시민>의 멤버십에 있는 연구자그룹이예요. 다만, 좀 더 다양한 풀을 넓히지 못한 점이 아쉬운데요. 서울이 이런 역할을 하면서 지역에 있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고민하는 연구자들과도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으면 좋았을텐데 그 역할을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요.
제가 센터에서 기획실장으로 있을때, <시민> 운영위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운영위원회 멤버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의 처장단 중심으로 바꾸었어요. <시민> 일을 하면서 제가 제일 열심히 했던 게 이 일이었어요. 그때 제가 단체 처장단을 찾아가면서 얘기했던게 <시민> 위원회가 다양하게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시민> 안에 과학위원회, 우주위원회, 인공지능위원회 이런게 있어야 한다고 얘기했거든요. 왜냐하면 <시민>이 좀 더 사회를 내다보는 포지션에 있다고 치면 일반단체와는 다르게 시민사회에 관한 새로운 장을 꾸리는 위원회를 만들었으면 했어요. 앞으로의 시대를 미리 연구하고 반영하는 그런 걸 만들자고 했을때, 당시 운영위원들도 다들 좋아했어요.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사실 그렇게 운영이 되진 못했어요. <시민>이 시민사회활성화와 관련한 법제도 정책활동을 주로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민단체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사회문제해결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다양한 현장연구자들이 결합을 하면 좋겠어요. 아직은 내부적으로 현장연구자라는 관점이 협소하게 있는 것 같아서 현장에서 뛰는 활동가들 중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현장을 보는 연구자적 관점을 지닌 활동가들이 더 많이 들어오면 좋을듯 해요. 그런데 그 일을 누가 할 것인가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죠. 저는 연구자분들이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사회 변화에 관한 다양한 시각들이 반영이 되려면 한 사람이 다양한 영역의 전문성을 가질 수 없으니 새로운 관점을 가진 다양한 활동가들이 포진을 하고 있으면 좋겠어요.
연구자적 관점이 있는 활동가분들도 있지만 아닌 분들도 있고, 또 점점 단체 활동가들이 자기 이슈에 더 집중하는 추세인 것 같은데,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조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일단 조직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자기 욕구나 학습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현장연구자들이 자기 영역을 기본적으로 파고드는 성향들이 있기 때문에 연구자적 성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이 잘 조직되면 그것을 엮어주는 역할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위에서 조망하고 있는 <시민>의 현장연구자들이 하면 좋을것 같아요. 저는 현장활동가들은 기본적으로 연구자적 습성이 다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사업계획이나 단체에서 정책제안서를 만들때 사실, 그 의제를 둘러싼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논리를 만들잖아요. 저는 현장연구가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활동가들이 사업계획서나 성과보고서, 정책 제안서를 만들때, 조금 더 연구적 요소를 반영하면 완성도가 훨씬 높아지거든요. 그런 걸 잘 하는 활동가들도 꽤 많고요. 단체 처장들이 발제문이나 토론문을 쓰기 위해서 여러 연구보고서나 자료들을 보는 과정도 저는 연구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과정들을 조직화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런 것들이 시민사회 활성화 안에 중요한 기록이 되거나 근거로 남아야 하거든요. 근데 현실은 이런 역량이 프로젝트로 다 소진되고 있는 실정이예요. 프로젝트는 휘발적 성격이잖아요.
그런데 이와 같이 연결지어서 고민하기가 실상은 어려운 것 같아요.
시민사회가 예전에는 좁은 시각으로 특정 분야에만 몰입한 사람을 비판하면서 일한 시절도 있었어요. 그걸 극복해서 사회를 좀 더 넓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활동가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떤지 생각을 한번 해봐야 하는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시민사회 관련 연구이든 제도이든 정책이든 간에 상상력이라는 것이 발휘가 되어야 해요. 우리가 어느 한 부분을 집중하고 있으면 자기는 모르지만 어딘가로 연결이 되긴 하거든요. 그런데 연결되는 지점을 정작 본인은 잘 모르죠. 모르면 같이 만나서 얘기해 보면 연결되는 지점이 나올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연습을 하지 않으면 연결할 수 있는 상상력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비슷비슷한 사업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시민>이 시민사회 혹은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상상력이 제약되어 있어서 기존에 했던 법제도 중심으로 접근을 하게 되어서 활동 범주가 좁게 느껴지기도 해요.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저는 그 상상력 중 하나가 시민사회활성화 기본법의 토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문재인 정부때 만든 기본법안은 시민사회활성화 위원회를 통해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각 부처와 지자체에 그 계획안을 내리는 정도였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시민사회 활성화라는 것을 엮어낼 수 있는 문장은 없었어요. 다만 대통령령 안에 들어있던 시민사회 독립성, 자율성, 자발성 이런 것들이 실상 기본법안에는 빠져 있거든요. 저는 기본법은 되게 상상력이 필요한 법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가 그걸 계속 행정적으로 고민하다보면 공익법인법이나 공익위원회법 같은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는 거죠. 이건 사실 상상력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일이 될까를 고민하는 영역이어서 기본법은 시민사회에 대한 철학적 가치를 가지고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본법 안에 지원의 속성, 통제의 속성이 다 들어가기 때문에 지원과 통제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요. 현실적으로 이번 정부에서 기본법이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다음 정부에서 통과가 되든 안 되든 시민사회가 생각하는 기본법 안에 우리의 요구와 시민사회의 멋진 모습을 담은 기본법안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통령령이 사실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폐지되었지만 여러 사람들이 대통령령안에 담겨있던 가치를 계속 인용해서 쓰잖아요. 새롭게 대통령령을 만들려면 이것보다는 한 단계 높아지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민>의 활동 중 제일 관심가는 활동이나 이것 만큼은 내가 꼭 같이 하고 싶다고 하는 건 어떤건가요?
제가 연구자는 아니지만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시민사회 법제도 정책을 만드는 활동을 10년 동안 꾸준히 해 왔던 거여서 계속 같은 멤버로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과도 연결이 되어 있기도 하니까요. 사실 <시민>의 플레이어들은 저 같은 사람 보다는 연구자들이거나 현재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젊은 리더그룹들이 자기 운동 영역을 벗어나서 시민사회 활성화라고 하는 의제들을 놓고 같이 고민하면 좋겠어요. 현장의 리더들이 움직이는 지원조직이면 좋겠어요.
"엣지가 꿈꾸는 활동가의 성장"
센터장을 그만 둔 후 자유인이 되셨지만 엄청 바쁘신 것 같은데요. 지금 가장 주력하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최근 론칭한 비영리활동가학교 엣지(이하 엣지)일까요?
네, 지금하는 활동 중 엣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지금 '엣지ON' 온라인 과정을 12강 운영하다 보니 강사 섭외하고, 라이브 방송하고, 가이드북도 만들어야 하다보니 1주일에 많은 비중을 엣지가 차지하고 있어요. 지역청년활동가 대상으로 컨설팅도 하고 있고요. 지역청년활동가들을 만나는 새로운 맛이 있더라고요.
센터에 계시는 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기 어려웠는데, 지금 좀 더 자유롭게 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엣지와 비영리활동가 일자리플랫폼일 것 같아요. 센터 있을 때부터 생각했던 거긴 해요. 일자리플랫폼은 오래 전부터 생각했는데, 일자리플랫폼의 중간다리 역할이 엣지인 것 같아요. 엣지의 장기비전을 보면 교육, 공간, 일자리를 연결하는게 있거든요. 엣지는 일자리플랫폼을 위한 모태 역할을 하는 거죠. 궁극적으로는 일자리플랫폼에서 연결된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어서 시민사회 내에서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면 좋겠어요.
비영리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교육을 만들기 위한 시도들은 그동안 계속 있었잖아요. 엣지가 다른 교육과는 차별화된 점이라거나 혹은 중점적으로 고민했던 지점이 있을까요?
제가 어디에서 읽은 건지 제가 그냥 생각한 건지 잘 모르겠는데, 활동가의 성장을 구성하는 4가지 요소가 경험, 정보, 지식, 성향인 것 같아요. 정보, 지식과 경험이 없는 성향을 중심으로 일하면 조직에 오래 있지 못해요. 활동가에게는 정보와 지식, 새로운 경험이 중요한데 요즘은 경험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정보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걸 엮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지식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 문제를 다른 문제와 연결할 수 있는 힘, 내 문제와 사회문제를 연결할 수 있는 힘이 많이 부족한 거죠. 엣지는 정보와 지식에 중점을 두긴 하는데, 함께 엣지를 기획운영하고 있는 조양호 님(지리산이음 작은변화연구소 소장)은 연결과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분이라서 이것들이 서로 잘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활동가 성장에 관심이 원래 많았나요?
시민행동을 할 때는 조직적 성격상 활동가 성장에 관심을 갖기 어려웠는데, 센터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특히, 센터 사업에 참여한 활동가들의 변화 모습을 보면서 성장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되었어요. 그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지금 엣지도 그때 그 자산으로 연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엣지의 기운이 심상치 않은데요. 여기저기 엣지에 대해 많이 거론되기도 하고요. 아직 론칭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지금까지 진행한 엣지에 대해 평을 해보신다면요?
스스로에게 고생많았다고 하고 싶어요. (하하) 무엇보다 전국 10개의 시민사회 지원조직이 엣지의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정란아, 조양호 개인의 사업이 아닌 우리 공동의 사업이라는 인식이 커요. 엣지의 비전을 만드는 작업을 같이 한 게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시민>도 활동가 성장지원을 한 축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올해는 자원의 부족으로 인하여 바로 손에 잡히는 사업을 하기에는 제약이 있는데요. <시민>이 활동가 성장지원을 위해 할 수 있는 활동들에 대한 팁을 주신다면요?
<시민>이 정책플랫폼을 표방한 것처럼 활동가의 정책설계 역량을 특화해보면 좋을것 같아요. 단체들 중에서 정책제안서를 만드는 단체들이 많지만 사실 훈련을 받아본 적이 많지 않거든요. 단체들의 프로젝트 사업내용을 보면 결국 귀결점은 정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로 모아지거든요. 그렇지만 프로젝트 실행계획서만 있고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게 현실이죠.
정란아 이사님이 인터뷰 중에 내내 강조해서 말씀하신 법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계속 귓가에 맴도는 인터뷰였습니다. 새로운 상상력을 위한 자극과 연결이 시민사회 활동가에게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동기가 '비영리활동가학교 엣지'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엣지'를 엣지있게 꾸려나가는 정란아 이사님의 새로운 여정과 인생 3막이 기대됩니다. <시민>도 엣지의 협력기관으로서 '엣지'가 일으키는 작은 물결이 시민사회 생태계를 신명나게 만드는 '변화의 파도'가 되길 함께 응원합니다. 👏
📢 인터뷰어 : 사무처 김유리&김승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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