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시민] #제9편 _ 전규해 이사
2024년 (사)시민 제6기 임원분들이 구성되어 작년 6월부터 한 분 한 분 회원님들께 이사님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상기하면서 또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지, 새롭게 함께 하시게 된 이사님들은 (사)시민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계시는지 회원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인사이드 시민'은 시민의 사람(人사이드)을 소개하는 의미와 시민 속으로(inside) 좀 더 깊게 들어가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
아홉번째 인터뷰이는 전규해 이사(사단법인 온율 변호사)입니다. 사단법인 온율은 공익단체 법률 지원과 제도개선, 공익활동 법제개선 연구 활동을 하는 곳으로 법무법인 율촌이 만든 공익법인입니다. 온율은 올해 창립 11년이 된 조직으로 전규해 이사님은 초창기부터 온율과 함께 하셨습니다.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주로 탈북민 지원, 공익법인 지원을 집중적으로 하고 계시는 전규해 이사님의 근황과 요즘의 생각들을 노란 봄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온율 사무실에서 함께 나누었습니다.

점점 로펌들이 만든 공익법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온율을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그런 공익법인들은 어떤 활동들을 하나요?
로펌 공익법인들이 꽤 많은데, 대형 로펌들은 거의 다 공익법인들이 있어요. 온율처럼 별도의 법인을 만든 곳도 있고 위원회 형태로 내부 조직으로 있는 곳들도 있어요. 주로는 별도 법인을 만든 곳이 더 많아요. 작년에 온율도 10주년이었는데 저희 말고도 10주년을 맞이한 곳이 몇 군데 더 있었어요. 아마도 이렇게 트렌드처럼 자리잡아가기 시작한지 10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온율도 지금 활동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보통 로펌 공익법인들의 변호사님들이 기본적으로 2개 이상의 영역은 맡고 있는 것 같아요. 보통 법인에서 관심있는 주제를 하나 정도 맡고, 각 공익변호사님들이 관심있는 주제를 맡는 것 같아요. 저는 2016년에 온율에 결합했는데, 재원은 한정적인데 사람이 많아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이 일을 하고, 어디까지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늘 많았어요. 그런 면에서 사단법인 시민의 고민이 맥락적인 지점에서는 비슷한 면이 있어요. 저도 처음에 사무실 정비하는 것부터, 이사회 구성, 이사님들 의견 듣는 과정 등을 포함해서 모든 일을 다 직접 했어요. 우리가 왜 모였고, 왜 세워졌고, 어떤 일을 할 거고, 당장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건지 등 이런 논의과정을 몇 년 동안 꽤 많이 했어요.
이사님은 처음부터 공익활동 영역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저는 원래 북한이탈주민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활동을 이전부터 해 왔어요. 그런데 제가 결합할 때만 해도 온율에서 주력해야 하는 사업 중심으로 하다보니 그 분야 활동을 못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온율도 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온율이 노인, 여성, 아동, 비영리법제, 북한이탈주민, 청년 6개 분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온율에서는 '비영리법제' 분야도 중요한 방점을 두는 사업이예요. 그동안 저 혼자 담당을 하다가 이번에 새로 오신 변호사님과 이 분야를 같이 하게 되었어요. 온율 이사회에서도 비영리법제 분야는 우리가 계속 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전까지 온율 이사회는 변호사분들 중심으로 구성되었는데 다음세대재단 방대욱 대표님을 이사로 모시면서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MOU 체결도 하고,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넓어졌어요.
비영리스타트업 법률지원도 이사님 혼자 전담해서 하셨나요?
각자 변호사님 마다 자기 영역이 있었는데, 담당하셨던 변호사님이 퇴사하고, 저는 육아휴직에서 복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맡게 되었어요. 매주 비영리스타트업 팀을 만났어요. 매주 간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컨셉이기도 한데요. 변호사가 상주를 해서 비영리스타트업 팀의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현장의 얘기를 듣는 게 중요해서 매주 만나러 갔는데, 제 적성에 맞더라고요. (하하)
비영리스타트업 팀을 도와주기 위해 매주 만나러 직접 간다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이사님이 받은 인사이트도 있을 것 같아요.
인사이트를 많이 얻고, 되게 재미있었어요. 다음세대재단의 비영리스타트업 사업은 펀딩을 주는 기관의 요구에 따라 지원 분야가 교육, 아동, 때로는 주제가 열린 형태도 있고, 다양한 톤으로 진행되었어요. 원래는 법적인 내용을 물어보고 의견을 주는 형태였지만 저도 온율이라는 조직에서의 경험이 있다보니 더 재미있더라고요. 저희도 제안서 쓰고 다 하거든요. 스타트업 팀들의 경우, 법률 자문 외에 조직 운영에 대한 궁금증도 많다 보니 그런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사무국 회의는 몇 번 하는 게 좋은지, 이사를 몇 명 둘지, 감사를 둘지 말지, 총회는 언제 하는지, 이런 구체적인 질문들도 오가고 했어요. 비영리스타트업은 조직을 셋팅하는 단계에 있다보니 이런 운영과 관련한 논의들도 많았어요. 법인 정관이나 설립 절차 자문, 기부금품법 유의, 기업재단 등 외부기관과의 업무협약 혹은 계약서 작성 관련 자문 등 다양하게 했어요. 그걸 바탕으로 <비영리스타트업을 위한 법률가이드북>을 발간해서 저희도 자료로 활용하고 있어요.
비영리스타트업 팀을 만나면서 개인적으로 관심 갖거나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팀은 없었나요?
사단법인 시민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시민이 운영했던 서울시NPO지원센터가 초기에 비영리스타트업 사업으로 지원했던 '다시입다연구소'가 인상적이었어요. 다시입다연구소를 만날 때, 서울시NPO지원센터를 얘기해주셔서 사단법인 시민을 알게 되었어요. 서울시NPO지원센터가 지원을 되게 잘 한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다시입다연구소는 일단 문제의식이 독창적이고, 내부 조직도 탄탄했고, 추진력도 좋으셨어요. 변호사로서 인상깊었던 것 중에는 다시입다연구소가 처음부터 입법운동을 하시고 싶어 하셨는데, 그걸 최근에 하셨더라고요. 이 고민을 하셨을 때, 제가 사단법인 선을 연결 해 드렸어요. 로펌 공익법인들이 비슷한 톤으로 활동하지만, 환경 분야는 사단법인 선이 진지하게 하시기 때문에 연결을 해 드렸어요.
"저는 연결해 주는 것을 좋아해요. 돕는다는 것을 넘어서 그런 역할을 하는 그 자체가 제 활동인 것 같아요."
중요한 다리를 놓아 주셨네요.
매칭하는 걸 좋아해요. 저희도 목적사업을 하는데, 단체들과 활동이 겹칠 때가 있어요. 그러면 같이 할 만 한 것이 없을지 항상 고민을 많이 해요. 저희가 탈북민 지원활동을 하니까 교육단체와 탈북청소년대안학교를 연결해 주는 형태처럼요. 저는 연결시켜 주는 것을 좋아해요. 비영리스타트업 팀은 특히 레퓨테이션(평판)이 쌓여야 하니까 그런 차원에서도 연계를 하려고 해요. 그냥 돕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제 활동인 것 같아요. 연결하고, 외형을 넓히고,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 자체가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 같아요. 비영리스타트업 팀을 매주 만나러 가는 일은 저 개인에게도 주는 영향이 크고, 온율 입장에서도 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변호사님들에 대한 인상이 자기 분야에 대해 깊게 파는 것에 반해, 네트워킹이나 연결 이런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으실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말씀을 들을 수록 기존의 변호사님들과는 다른 성향이신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하)
그런 것 같기도 해요. (하하) 그런데 대체적으로 공익변호사님들이 네트워킹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동천의 이희숙 변호사님이나 황인형 변호사님을 뵐 때도 그렇고요. 로펌 공익네트워크가 있는데 격월로 만나고 있어요. 생각보다 나름 쫀쫀하게 만나고 있어요. 무조건 만나서 각자 활동 공유하고, 같이 할 만한 것이 있는지 나누기도 해요.
이사님은 처음 이 분야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온율이 첫 직장이긴 한데, 로스쿨을 다닐 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인턴을 했어요. 너무 재미있고, 사람들도 좋더라고요. 그때 인턴을 법원에서도 하고, 시민단체에서도 했는데, 이런 공익단체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면 되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연차 변호사일 수록 주어진 일 중심으로 하게 되다 보니 선택을 받는 입장에서 소송 대리나 이런 것들을 주로 하게 되는데, 공익단체는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본인이 직접 일을 할 수 있잖아요. 근데 그 당시 어린 마음이었지만 '공감'을 봤을 때, 주도성이 엄청 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로펌 공익법인을 가야겠다는 마음 보다 저런 일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던 차에 마침 2016년 온율이 처음 공개채용을 하면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 때 들어와서 벌써 시간이 이렇게...(하하)
혹시 그 때, 온율 이외에 다른 곳을 염두했던 곳은 없으셨나요?(하하)
특정 단체를 생각하기 보다는 '공감'에서 본 변호사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직접 기획하고, 네트워킹하고, 소송하고 이렇게 모든 걸 다 끌고 가는 그런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공익변호사라는 업(業) 자체에 대한 매력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예요. 제가 주로 만나는 탈북민들도 진취적인 분들이 많은데, 저도 생각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편이예요. (하하)
북한이탈주민 활동 지원을 하실 때도, 같이 협업을 많이 하신다고 하셨는데, 원래 무언가를 함께 하시는 것을 좋아하시는 편이세요?
네, 저는 제안을 잘 하는 편이예요. TV보다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시청자게시판에 의견을 쓰기도 해요. 그런 게 재미있지 않나요? 저는 뭔가 기획하고, 자원을 연계하는 걸 좋아하고, 누구와 누구가 만나면 잘 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주선하곤 해요.
"사단법인 시민이 과도기 상황에서 조직의 비전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재미있었어요. 완고하게 짜여진 판에서는 의견을 내기가 어렵잖아요."
진짜 인간 플랫폼인데요? (하하) 지원조직의 역할을 얘기할 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판을 깔고, 연결하고, 자원이 어디 있는지 포착해서 어떻게 서로 시너지가 날 지 고민하는 역할이 지원조직의 역할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전규해 이사님 말씀 속에 이 모든 게 다 있네요. (하하) 그렇다면 사단법인 시민의 이사로 제안받으셨을 때, 어떤 마음으로 결합하게 되셨나요?
지금 사단법인 시민의 이사로 참여 중이신 이희숙 변호사님의 말씀을 잘 믿는 편이예요. (하하) 같이 활동을 오래 해 왔거든요. 저 분이 하고 있는 일이라면 방향성이 잘 맞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또 김유리 사무처장님이 작년에 저희 온율 10주년 컨퍼런스에 오셔서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주셨다는 것도 주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단법인 시민이 몇 년 사이 과도기적 상황에 놓였잖아요. 저는 그런 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해요. (하하) 고민이 아주 없는 상황이었으면 저에게 제안도 안 왔을 것 같고, 저도 고려하는 지점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사단법인 시민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저는 이게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단법인 시민의 고민을 같이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오게 되었어요. 그렇게 생각했을 때, 항상 결과가 좋게 나오고 보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단법인 시민이 이렇게 이사 인터뷰를 하고, 작년에 비전미션을 다시 만들면서 정돈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 과정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이사로 내가 낸 의견이 어디까지 반영될지는 몰라도 완고하게 짜여진 판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같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제가 고민하는 포인트들과 맞닿았던 것 같아요. 사단법인 시민이 고민하는 플랫폼 역할도 그렇고요.

"우리가 우리의 틀에 너무 갇힌 것은 아닌가 싶지만, 제3섹터 역할의 중요성을 알리고 설득하는 것은 계속 필요해요. 우리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 화두를 던지는 것이 중요해요."
사단법인 시민과 함께 하시고 싶은 활동이나 시민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사단법인 시민의 3가지 핵심목표 방향성에 공감을 하고 있어요. 시민사회와 공익활동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있는지 가끔은 확신이 안 설 때도 있어서 안타까움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사단법인 시민이 플랫폼으로서 고민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사단법인 시민 정책위원으로도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제가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위원회 활동을 열심히 따라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탄핵 정국을 맞으면서 갑자기 우리 마음이 급해지고 일의 시계가 완전히 달라졌잖아요. 이제 차근차근 하려고 했는데, 또 관련 활동을 안 할 수도 없고 그럴 것 같아요. 투트랙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급한 건 급한거 대로 하되 장기적으로 끌고 갈 주제에 대해 사단법인 시민이 계속 고민을 하고 끌고 갔으면 해요. 여전히 우리 사회는 공익활동이나 시민사회의 필요성을 아직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또 우리는 우리만의 틀에 너무 갇힌 느낌도 들고요. 우리가 대선정책과제나 정책공약을 제안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영역은 포션이 작다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3섹터 역할은 진짜 중요할 수 밖에 없잖아요. 이걸 우리가 어떻게 설득시킬 지 고민이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단체마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 사단법인 시민이 급한 불을 끄면서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가면 좋겠어요. 아젠다를 키우지 않으면 선결과제가 해결이 안 될 수가 있잖아요. 지난번 정책위원회에서도 '2025년 공익활동가주간'에 대한 논의가 있었잖아요. 그게 정확한 논의의 흐름이었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가 새로운 주제를 고민하기 어렵다 보니 매번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규제혁신 과제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우리의 역할이 인정될 수 있도록 계속 화두를 던지는 것이 중요해요.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이 다 다르잖아요. 이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이 필요하고, 하다보면 또 명확하게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현장지식 컨퍼런스나 펠로우 지원사업 등은 돈은 들지만 첫 발만 떼어도 남는 게 있고 의미가 있고, 브랜딩을 하기도 좋잖아요. 그런데 제도정책 개선 활동은 누가 봐도 급한 게 맞지만 정말 안 받아들여 지죠. 그런 면에서 몇 년을 집중해서 해도 잘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제도정책 개선 활동을 우리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고 남길 것인지도 고민이 될 것 같아요. 로드맵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갖고 우리의 역할을 정해야 할 것 같아요. 사단법인 시민이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플랫폼'으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정리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게 중요해요.
누군가가 만약 사단법인 시민이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냐고 묻는 다면 뭐라고 설명하실 것 같으세요? 지금까지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설명을 잘 해 주실 것 같은데요. (하하)
저는 작년에 새롭게 정리한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플랫폼이라는 키워드가 명확하니까 좋더라고요.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전체계도를 명확하게 잘 만드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사무처 두 분이 일을 잘 하신다고 생각하신 게 이런 점이예요. 저희 온율도 우리의 활동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 정리하고 싶은데 어렵더라고요. 이게 얼마나 쉽지 않은 작업인 것을 알고 있고, 더군다나 조직의 이런 저런 위기 상황에서 새로 판과 전략을 다시 짜신 거잖아요. 그래서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플랫폼'이 간명하게 설명하기가 좋더라고요.
갑자기 드는 궁금증이 그렇다면 이사님은 언제까지 온율에서 활동하실 건가요? (하하) 온율에서 어떤 역할을 계속 하고 싶으세요?
사실 저는 저의 마음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비영리스타트업을 하도 많이 보다 보니까 재미있어 보여서 한 때는 제가 단체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하) 북한이탈주민 활동을 했으니 그런 단체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지금은 비영리법제 쪽에 초점을 맞추고 온율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다닐 것 같은데요. (하하)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사단법인 시민에 합류를 하게 되었어요.
끝으로 사단법인 시민의 이사님이나 정책위원님, 혹은 사무처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함께 하게 되어서 너무 반갑고,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무처가 지치지 않고 충전을 잘 하면 좋겠어요. 단체도 단체이지만 단체 구성원도 지속가능한 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두 분이 너무 열일을 하는 것 같아서 괜찮은지 걱정이 되기도 해요. 사단법인 시민이 이제 돛을 펴서 다시 올렸기 때문에 잘 나아갈 수 있도록 건강하게 활동하기를 바랍니다.
전규해 이사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공익변호사를 넘어 또 한 명의 활동가를 마주한 느낌이었습니다. 열정과 에너지, 적극적인 실천력을 보면서 그야말로 '공익활동을 연결하는 플랫폼'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역할을 좋아하는 전규해 이사님의 다음 미래가 같이 기대되며, 사단법인 시민도 그 미래를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
📢 인터뷰어 : 사무처 김유리&김승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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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시민] #제9편 _ 전규해 이사
점점 로펌들이 만든 공익법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온율을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그런 공익법인들은 어떤 활동들을 하나요?
로펌 공익법인들이 꽤 많은데, 대형 로펌들은 거의 다 공익법인들이 있어요. 온율처럼 별도의 법인을 만든 곳도 있고 위원회 형태로 내부 조직으로 있는 곳들도 있어요. 주로는 별도 법인을 만든 곳이 더 많아요. 작년에 온율도 10주년이었는데 저희 말고도 10주년을 맞이한 곳이 몇 군데 더 있었어요. 아마도 이렇게 트렌드처럼 자리잡아가기 시작한지 10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온율도 지금 활동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보통 로펌 공익법인들의 변호사님들이 기본적으로 2개 이상의 영역은 맡고 있는 것 같아요. 보통 법인에서 관심있는 주제를 하나 정도 맡고, 각 공익변호사님들이 관심있는 주제를 맡는 것 같아요. 저는 2016년에 온율에 결합했는데, 재원은 한정적인데 사람이 많아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이 일을 하고, 어디까지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늘 많았어요. 그런 면에서 사단법인 시민의 고민이 맥락적인 지점에서는 비슷한 면이 있어요. 저도 처음에 사무실 정비하는 것부터, 이사회 구성, 이사님들 의견 듣는 과정 등을 포함해서 모든 일을 다 직접 했어요. 우리가 왜 모였고, 왜 세워졌고, 어떤 일을 할 거고, 당장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건지 등 이런 논의과정을 몇 년 동안 꽤 많이 했어요.
이사님은 처음부터 공익활동 영역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저는 원래 북한이탈주민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활동을 이전부터 해 왔어요. 그런데 제가 결합할 때만 해도 온율에서 주력해야 하는 사업 중심으로 하다보니 그 분야 활동을 못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온율도 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온율이 노인, 여성, 아동, 비영리법제, 북한이탈주민, 청년 6개 분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온율에서는 '비영리법제' 분야도 중요한 방점을 두는 사업이예요. 그동안 저 혼자 담당을 하다가 이번에 새로 오신 변호사님과 이 분야를 같이 하게 되었어요. 온율 이사회에서도 비영리법제 분야는 우리가 계속 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전까지 온율 이사회는 변호사분들 중심으로 구성되었는데 다음세대재단 방대욱 대표님을 이사로 모시면서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MOU 체결도 하고,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넓어졌어요.
비영리스타트업 법률지원도 이사님 혼자 전담해서 하셨나요?
각자 변호사님 마다 자기 영역이 있었는데, 담당하셨던 변호사님이 퇴사하고, 저는 육아휴직에서 복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맡게 되었어요. 매주 비영리스타트업 팀을 만났어요. 매주 간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컨셉이기도 한데요. 변호사가 상주를 해서 비영리스타트업 팀의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현장의 얘기를 듣는 게 중요해서 매주 만나러 갔는데, 제 적성에 맞더라고요. (하하)
비영리스타트업 팀을 도와주기 위해 매주 만나러 직접 간다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이사님이 받은 인사이트도 있을 것 같아요.
인사이트를 많이 얻고, 되게 재미있었어요. 다음세대재단의 비영리스타트업 사업은 펀딩을 주는 기관의 요구에 따라 지원 분야가 교육, 아동, 때로는 주제가 열린 형태도 있고, 다양한 톤으로 진행되었어요. 원래는 법적인 내용을 물어보고 의견을 주는 형태였지만 저도 온율이라는 조직에서의 경험이 있다보니 더 재미있더라고요. 저희도 제안서 쓰고 다 하거든요. 스타트업 팀들의 경우, 법률 자문 외에 조직 운영에 대한 궁금증도 많다 보니 그런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사무국 회의는 몇 번 하는 게 좋은지, 이사를 몇 명 둘지, 감사를 둘지 말지, 총회는 언제 하는지, 이런 구체적인 질문들도 오가고 했어요. 비영리스타트업은 조직을 셋팅하는 단계에 있다보니 이런 운영과 관련한 논의들도 많았어요. 법인 정관이나 설립 절차 자문, 기부금품법 유의, 기업재단 등 외부기관과의 업무협약 혹은 계약서 작성 관련 자문 등 다양하게 했어요. 그걸 바탕으로 <비영리스타트업을 위한 법률가이드북>을 발간해서 저희도 자료로 활용하고 있어요.
비영리스타트업 팀을 만나면서 개인적으로 관심 갖거나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팀은 없었나요?
사단법인 시민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시민이 운영했던 서울시NPO지원센터가 초기에 비영리스타트업 사업으로 지원했던 '다시입다연구소'가 인상적이었어요. 다시입다연구소를 만날 때, 서울시NPO지원센터를 얘기해주셔서 사단법인 시민을 알게 되었어요. 서울시NPO지원센터가 지원을 되게 잘 한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다시입다연구소는 일단 문제의식이 독창적이고, 내부 조직도 탄탄했고, 추진력도 좋으셨어요. 변호사로서 인상깊었던 것 중에는 다시입다연구소가 처음부터 입법운동을 하시고 싶어 하셨는데, 그걸 최근에 하셨더라고요. 이 고민을 하셨을 때, 제가 사단법인 선을 연결 해 드렸어요. 로펌 공익법인들이 비슷한 톤으로 활동하지만, 환경 분야는 사단법인 선이 진지하게 하시기 때문에 연결을 해 드렸어요.
"저는 연결해 주는 것을 좋아해요. 돕는다는 것을 넘어서 그런 역할을 하는 그 자체가 제 활동인 것 같아요."
중요한 다리를 놓아 주셨네요.
매칭하는 걸 좋아해요. 저희도 목적사업을 하는데, 단체들과 활동이 겹칠 때가 있어요. 그러면 같이 할 만 한 것이 없을지 항상 고민을 많이 해요. 저희가 탈북민 지원활동을 하니까 교육단체와 탈북청소년대안학교를 연결해 주는 형태처럼요. 저는 연결시켜 주는 것을 좋아해요. 비영리스타트업 팀은 특히 레퓨테이션(평판)이 쌓여야 하니까 그런 차원에서도 연계를 하려고 해요. 그냥 돕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제 활동인 것 같아요. 연결하고, 외형을 넓히고,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 자체가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 같아요. 비영리스타트업 팀을 매주 만나러 가는 일은 저 개인에게도 주는 영향이 크고, 온율 입장에서도 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변호사님들에 대한 인상이 자기 분야에 대해 깊게 파는 것에 반해, 네트워킹이나 연결 이런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으실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말씀을 들을 수록 기존의 변호사님들과는 다른 성향이신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하)
그런 것 같기도 해요. (하하) 그런데 대체적으로 공익변호사님들이 네트워킹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동천의 이희숙 변호사님이나 황인형 변호사님을 뵐 때도 그렇고요. 로펌 공익네트워크가 있는데 격월로 만나고 있어요. 생각보다 나름 쫀쫀하게 만나고 있어요. 무조건 만나서 각자 활동 공유하고, 같이 할 만한 것이 있는지 나누기도 해요.
이사님은 처음 이 분야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온율이 첫 직장이긴 한데, 로스쿨을 다닐 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인턴을 했어요. 너무 재미있고, 사람들도 좋더라고요. 그때 인턴을 법원에서도 하고, 시민단체에서도 했는데, 이런 공익단체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면 되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연차 변호사일 수록 주어진 일 중심으로 하게 되다 보니 선택을 받는 입장에서 소송 대리나 이런 것들을 주로 하게 되는데, 공익단체는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본인이 직접 일을 할 수 있잖아요. 근데 그 당시 어린 마음이었지만 '공감'을 봤을 때, 주도성이 엄청 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로펌 공익법인을 가야겠다는 마음 보다 저런 일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던 차에 마침 2016년 온율이 처음 공개채용을 하면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 때 들어와서 벌써 시간이 이렇게...(하하)
혹시 그 때, 온율 이외에 다른 곳을 염두했던 곳은 없으셨나요?(하하)
특정 단체를 생각하기 보다는 '공감'에서 본 변호사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직접 기획하고, 네트워킹하고, 소송하고 이렇게 모든 걸 다 끌고 가는 그런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공익변호사라는 업(業) 자체에 대한 매력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예요. 제가 주로 만나는 탈북민들도 진취적인 분들이 많은데, 저도 생각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편이예요. (하하)
북한이탈주민 활동 지원을 하실 때도, 같이 협업을 많이 하신다고 하셨는데, 원래 무언가를 함께 하시는 것을 좋아하시는 편이세요?
네, 저는 제안을 잘 하는 편이예요. TV보다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시청자게시판에 의견을 쓰기도 해요. 그런 게 재미있지 않나요? 저는 뭔가 기획하고, 자원을 연계하는 걸 좋아하고, 누구와 누구가 만나면 잘 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주선하곤 해요.
"사단법인 시민이 과도기 상황에서 조직의 비전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재미있었어요. 완고하게 짜여진 판에서는 의견을 내기가 어렵잖아요."
진짜 인간 플랫폼인데요? (하하) 지원조직의 역할을 얘기할 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판을 깔고, 연결하고, 자원이 어디 있는지 포착해서 어떻게 서로 시너지가 날 지 고민하는 역할이 지원조직의 역할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전규해 이사님 말씀 속에 이 모든 게 다 있네요. (하하) 그렇다면 사단법인 시민의 이사로 제안받으셨을 때, 어떤 마음으로 결합하게 되셨나요?
지금 사단법인 시민의 이사로 참여 중이신 이희숙 변호사님의 말씀을 잘 믿는 편이예요. (하하) 같이 활동을 오래 해 왔거든요. 저 분이 하고 있는 일이라면 방향성이 잘 맞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또 김유리 사무처장님이 작년에 저희 온율 10주년 컨퍼런스에 오셔서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주셨다는 것도 주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단법인 시민이 몇 년 사이 과도기적 상황에 놓였잖아요. 저는 그런 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해요. (하하) 고민이 아주 없는 상황이었으면 저에게 제안도 안 왔을 것 같고, 저도 고려하는 지점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사단법인 시민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저는 이게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단법인 시민의 고민을 같이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오게 되었어요. 그렇게 생각했을 때, 항상 결과가 좋게 나오고 보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단법인 시민이 이렇게 이사 인터뷰를 하고, 작년에 비전미션을 다시 만들면서 정돈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 과정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이사로 내가 낸 의견이 어디까지 반영될지는 몰라도 완고하게 짜여진 판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같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제가 고민하는 포인트들과 맞닿았던 것 같아요. 사단법인 시민이 고민하는 플랫폼 역할도 그렇고요.
"우리가 우리의 틀에 너무 갇힌 것은 아닌가 싶지만, 제3섹터 역할의 중요성을 알리고 설득하는 것은 계속 필요해요. 우리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 화두를 던지는 것이 중요해요."
사단법인 시민과 함께 하시고 싶은 활동이나 시민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사단법인 시민의 3가지 핵심목표 방향성에 공감을 하고 있어요. 시민사회와 공익활동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있는지 가끔은 확신이 안 설 때도 있어서 안타까움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사단법인 시민이 플랫폼으로서 고민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사단법인 시민 정책위원으로도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제가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위원회 활동을 열심히 따라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탄핵 정국을 맞으면서 갑자기 우리 마음이 급해지고 일의 시계가 완전히 달라졌잖아요. 이제 차근차근 하려고 했는데, 또 관련 활동을 안 할 수도 없고 그럴 것 같아요. 투트랙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급한 건 급한거 대로 하되 장기적으로 끌고 갈 주제에 대해 사단법인 시민이 계속 고민을 하고 끌고 갔으면 해요. 여전히 우리 사회는 공익활동이나 시민사회의 필요성을 아직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또 우리는 우리만의 틀에 너무 갇힌 느낌도 들고요. 우리가 대선정책과제나 정책공약을 제안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영역은 포션이 작다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3섹터 역할은 진짜 중요할 수 밖에 없잖아요. 이걸 우리가 어떻게 설득시킬 지 고민이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단체마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 사단법인 시민이 급한 불을 끄면서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가면 좋겠어요. 아젠다를 키우지 않으면 선결과제가 해결이 안 될 수가 있잖아요. 지난번 정책위원회에서도 '2025년 공익활동가주간'에 대한 논의가 있었잖아요. 그게 정확한 논의의 흐름이었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가 새로운 주제를 고민하기 어렵다 보니 매번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규제혁신 과제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우리의 역할이 인정될 수 있도록 계속 화두를 던지는 것이 중요해요.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이 다 다르잖아요. 이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이 필요하고, 하다보면 또 명확하게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현장지식 컨퍼런스나 펠로우 지원사업 등은 돈은 들지만 첫 발만 떼어도 남는 게 있고 의미가 있고, 브랜딩을 하기도 좋잖아요. 그런데 제도정책 개선 활동은 누가 봐도 급한 게 맞지만 정말 안 받아들여 지죠. 그런 면에서 몇 년을 집중해서 해도 잘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제도정책 개선 활동을 우리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고 남길 것인지도 고민이 될 것 같아요. 로드맵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갖고 우리의 역할을 정해야 할 것 같아요. 사단법인 시민이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플랫폼'으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정리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게 중요해요.
누군가가 만약 사단법인 시민이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냐고 묻는 다면 뭐라고 설명하실 것 같으세요? 지금까지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설명을 잘 해 주실 것 같은데요. (하하)
저는 작년에 새롭게 정리한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플랫폼이라는 키워드가 명확하니까 좋더라고요.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전체계도를 명확하게 잘 만드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사무처 두 분이 일을 잘 하신다고 생각하신 게 이런 점이예요. 저희 온율도 우리의 활동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 정리하고 싶은데 어렵더라고요. 이게 얼마나 쉽지 않은 작업인 것을 알고 있고, 더군다나 조직의 이런 저런 위기 상황에서 새로 판과 전략을 다시 짜신 거잖아요. 그래서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플랫폼'이 간명하게 설명하기가 좋더라고요.
갑자기 드는 궁금증이 그렇다면 이사님은 언제까지 온율에서 활동하실 건가요? (하하) 온율에서 어떤 역할을 계속 하고 싶으세요?
사실 저는 저의 마음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비영리스타트업을 하도 많이 보다 보니까 재미있어 보여서 한 때는 제가 단체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하) 북한이탈주민 활동을 했으니 그런 단체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지금은 비영리법제 쪽에 초점을 맞추고 온율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다닐 것 같은데요. (하하)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사단법인 시민에 합류를 하게 되었어요.
끝으로 사단법인 시민의 이사님이나 정책위원님, 혹은 사무처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함께 하게 되어서 너무 반갑고,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무처가 지치지 않고 충전을 잘 하면 좋겠어요. 단체도 단체이지만 단체 구성원도 지속가능한 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두 분이 너무 열일을 하는 것 같아서 괜찮은지 걱정이 되기도 해요. 사단법인 시민이 이제 돛을 펴서 다시 올렸기 때문에 잘 나아갈 수 있도록 건강하게 활동하기를 바랍니다.
전규해 이사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공익변호사를 넘어 또 한 명의 활동가를 마주한 느낌이었습니다. 열정과 에너지, 적극적인 실천력을 보면서 그야말로 '공익활동을 연결하는 플랫폼'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역할을 좋아하는 전규해 이사님의 다음 미래가 같이 기대되며, 사단법인 시민도 그 미래를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
📢 인터뷰어 : 사무처 김유리&김승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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