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들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는 개발자들, 구구컬리지”
#구구컬리지 #99%를_위한_더_나은_교육
‘구구컬리지’는 모두가 더 높이, 더 멀리를 외치며 하염없이 달려갈 때, 한 걸음 뒤에서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위해 손바닥 안의 작은 교실을 운영하는 비영리스타트업입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한 검정고시 교육 프로그램부터 시작해 비영리를 위한 프로그램 지원까지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자유로이 학습하는 삶을 그려오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박용) “안녕하세요, 구구컬리지를 운영하고 있는 박용입니다. 본업은 개발자고, 비영리활동은 7~8년 되었어요. 개발자이다 보니 기술을 활용해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요.”
‘구구컬리지’ 라는 단체 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 (박용) “‘99%를 위한 교육’이라는 뜻으로, 다양한 이유로 학습에 제약을 겪은 분들을 위해 만든 단체에요.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갖지 못한 99%를 위한 교육을 하자는 의미로 내세웠는데, 어디까지나 비유고, 모두가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에요.”
구구컬리지가 바라 본 교육 불평등은 무엇인가요?
- (박용) “예전에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단체에서 봉사활동으로 엑셀을 가르친 적이 있어요. 취약계층 친구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노하우가 없어서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대학교에는 엑셀 기본 교육에 대한 기획은 많잖아요. 그런데 똑같은 나이더라도 제도권 교육 밖에 있는 친구들에게 엑셀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당시 교육을 관리하는 센터에서도 사람이 너무 없어서 제게 요청하시게 된 거였어요. 공공에서 교육을 위해 편성할 수 있는 예산은 한정되어있다 보니까 단가에 맞는 선생님을 구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따라 교육의 질도 다를 수 있잖아요. 이런 제한적인 상황도 교육 불평등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간단한 교육이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얼핏 보면 교육이 이미 많이 제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부분 부분 들여다보면 비어있는 곳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강의를 무료로 하기 시작했어요. 개발자니까 특히 디지털 교육을 많이 하기 시작했죠.”
평소에도 봉사활동을 자주 하시나 봐요.
- (박용) “자주는 아니고 주로 대학교 때였는데, 당시 봉사활동 시간이 필수였거든요. 복지관에서 아이들 축구 코치로 활동했고, 보람을 많이 느꼈었어요. 나중에 회사 그만두고 나서는 창업을 했다가 실패를 한 적이 있어요. 당시 심리적으로 다친 상태였는데, 여행 등으로 치유하기 보다는 봉사를 통해보자 싶다는 생각에 다시 봉사로 연결되었죠.”
대기업을 나와서 비영리활동을 이어가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박용) “보람이 제일 커요.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시기는 갤OO가 잘 되었을 때거든요. 해외 출장을 가서 버스를 탔는데 제가 만든 갤OO를 다 쓰고 있는 광경을 보기도 했어요. 뿌듯함이 엄청났거든요. 그런데 제가 직접 엑셀을 가르쳤던 친구가 취직하고 나서도, “제가 뭘 더 배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비교를 해봤을 때, 제게는 전자보다도 후자가 보람이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그게 계기였던 것 같아요.”
구구컬리지와 함께하고 계신 분들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 (박용) “저와 같이 개발을 하시는 분들, 인공지능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계셔요. 그런데 저와 비슷하게 검정고시를 가르쳐보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에요. 관련 단체에서 검정고시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느끼시는 바들이 있으셨던 거 같아요. 각자 따로 흩어져 계시다가 서로 접점이 생기면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되었고, IT개발 인력이 필요하고, 교육 불평등 해소와 사회기여부문을 위한 개발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점에서 뜻이 맞아 함께 하게 되었어요.”
구구컬리지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 99%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요?
- (박용) “현재는 검정고시에 주목을 하고 있어요. 보통 한국 사회에서 무언가 일을 얻거나 할 수 있으려면 최소 자격을 고졸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데 학업이 중단되면 필요한 자격증을 따내기 굉장히 어려워지니까, 최소한의 허들을 잘 넘길 수 있게 돕자는 것이 목표에요. 대학도 물론 중요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여부가 크게 작용하더라고요. 고등학교 졸업 학력이 있는 사람들의 시급과 없는 사람의 시급이 다르고, 할 수 있는 일의 종류도 굉장히 달라져요. 한 사람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란 생각에 검정고시에 집중하게 된 거에요. 제가 검정고시를 직접 가르치기도 해요. 처음 시작할 때 담당 센터에서 과학수업을 부탁 받은 게 계기였어요. 제가 공대 출신이지만 과학전공은 아니라 아는 게 없다고 거절했었는데 기출문제 한번 씩 풀어보고 설명하면 된다더라고요. 풀어봤는데 쉽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했어요. 사실 개념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출문제를 반복하면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걸 굳이 오프라인 수업을 고집하진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당시 강의를 성남에서 했었는데 인천에서 온 친구도 있었고, 일을 마치고 오느라 저녁 늦게 수업을 듣는 친구도 있었거든요. 말이야 쉽지, 어려운 거잖아요.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틈틈이 기출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개발자이기도 하니까 어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게 된 거죠.”
구구컬리지의 서비스를 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 (박용) “처음에는 오프라인 중심의 프로그래밍 강의를 주로 많이 했어요. 제가 비영리단체에 소속 되어있을 때는 프로그램 툴 사용법, 엑셀 스프레드시트 활용법 등 많이들 요청 주시는 강의들을 했고요. 그러다 코로나를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해야겠다 싶어서 구구컬리지가 제공하는 학습 콘텐츠를 담은 사이트를 만들게 된 거에요. 오프라인 수업은 다른 분들도 충분히 하실 수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만큼은 구구컬리지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접근이고, 많은 분들이 필요로 하시겠다는 생각에 어플리케이션 개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요. 또, 검정고시를 중점으로 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보니, 주 사용층이 20대 초반 분들이거든요. 20대 초반과 친숙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틱톡에도 기출문제 해설을 담은 영상과 포스팅을 업로드하고 있어요.”
검정고시 어플리케이션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나요?
- (박용) “일단 평가기능이 들어가 있어요. 대부분 공부를 할 때 A-Z를 다 배우잖아요. 수학도 다항식부터 다 배우는데, 이걸 평가하는 시스템이 별로 없어요. 이 학생이 무엇을 모르고, 어떤 걸 알고 있는지 가르치는 쪽이 알아야 맞춤 학습이 가능한 거잖아요. 그런데 아직까지 일방향으로 전달받는 방식으로 학습하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제 관점으로는 점검을 위한 평가가 중요해보이더라고요. 문제집이나 기출문제도 다 수록되어 있어요. 오프라인에도 많이 알려진 내용이고, 책으로도 출판 된 문제들이에요. 난이도와 분류별로 찾아서 기출문제 해설을 볼 수 있도록 했고요. 향후에는 Ai가 자동으로 문제를 만들어 주는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에요. 기출문제만으로는 연습이 부족할 수 있잖아요. 그 다음에는 학습 상태에 맞는 추천 학습 시스템이 추가될 예정이에요.
인공지능이 문제를 만들고 필요한 학습을 추천해준다니 굉장한데요. 어느 정도까지 개발이 되어있나요?
- (박용) “총 4개의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진단기능으로 6개 문제를 풀면 검정고시에서 몇 점을 맞을 수 있을지 예측해주고 학습 전략과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학습기능으로 주제별, 난이도별로 분류된 기출문제를 선택해서 풀어보고 해설을 확인할 수 있어요. 세 번째는 모의고사를 볼 수 있어요. 시험 기간이 다가올 수록 써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네 번째는 인공지능이 문제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기능인데 기출문제 말고 다른 문제를 더 풀어보고 싶다는 요구가 있어서 추가되었습니다. 이 네 가지 기능은 점진적인 개발을 통해 퀄리티를 높여가려고 합니다.
구구컬리지가 탄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 (박용) “무료로 강의를 해오다보니 다들 어디 소속이냐 물어보시더라고요. 처음에는 개인이 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래도 계속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름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여러 명이 모여서 구구컬리지라고 이름 짓고 비공식적으로 활동 했어요. 그러다 코로나19가 왔는데, 당시 저희가 가르쳤던 친구들 중에서 취직이 안되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저희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주변에서 필요로 할 때 프로젝트에 그 친구들을 종종 연결하기도 하거든요. 검정고시 강의 프로그램이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때도 그 친구들이 참여했었는데, 취직할 때 커리어적으로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 공식적으로 비영리임의단체를 만들어서 운영하게 되었어요.”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하시던데, 어떤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 (박용) “비영리IT지원센터에서 2년 가까이 근무한 적이 있어요. 비영리단체에서도 일을 해봤다보니 인력에 비해서 일이 많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보통 개발 쪽은 반복 업무는 자동화를 해서 해결을 하는 편인데, 비영리임의단체 만들어 직접 운영해보니까 반복되는 업무들이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후원을 받을 때 후원자와 피후원자 측에 문서를 발송하면서 서명을 요청하고, 메일로 회신 받아요. 그럼 제가 다시 후원 프로그램 들어가서 작성하는 방식이거든요. 몇 번하다 보니까 번거롭고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자동화를 했어요.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비영리단체도 비슷한 상황이겠다 싶어서, 다른 분들도 사용하실 수 있도록 공개하게 되었어요. 쓰는 곳이 많아질수록 더 퀄리티 높게 유지보수 될 확률도 높잖아요. 그 외에도 비영리 쪽에는 IT 관련 인재풀이 적다보니 모르는 게 생길 때 질문할 곳이 없다는 요청도 많았어요. 그래서 IT상담소를 열어서 운영해오고 있어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진 않아서 지인들이 많이 써요. 편하게 카톡하면 될 텐데, 굳이 메일로 격식차려서 요청하시더라고요. (웃음)”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고 계신데, 어떤 활동으로 협업하고 계신가요?
- (박용) “간단하게는 강의 요청주시면 강사로 들어가기도 하는데, IT 관련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을 위한 상담을 요청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개발자가 되고 싶은 친구들에게는 기본 상담만으로는 상세하게 도움주기가 어렵잖아요. 아니면 커리어나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에 멘토가 필요할 때도 요청 주시면 참여하는 편이에요. 검정고시 관련 콘텐츠를 만들 때 다른 단체와 협업해서 함께 만들기도 해요.”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나요?
- (박용) “제가 교육을 담당했던 친구가 회사 취직하거나, 회사에 들어가서도 오래 근무하는 걸 볼 때 보람이 있더라고요. 저희 후원자 분들 중에 제게 교육을 받고 입사한 후에 다시 구구컬리지를 후원하고 싶다고 연락주신 분이 계세요. 가장 고액 후원자시거든요. 비록 엄청나게 많은 금액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내가 헛산 건 아니구나’하고 느끼게 돼요. 저희가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에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댓글이 달릴 때도 뿌듯해요.”
구구컬리지의 활동을 통해 어떤 변화를 이루고 싶으신가요?
- (박용) “처음에는 99%를 위하자는 모토로 활동 했다면,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제약 없이 누구나 다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방향으로 모토가 변경되었어요. 모두가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굳이 학교나 학원이 아니더라도, 원한다면 누구든 배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하고, 구구컬리지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독학이던, 누군가에게 배우던, 학습 방법 자체도 본인이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목표에 변화가 생긴 계기가 따로 있을까요?
- (박용) “99%에 초점을 두다보면 경제적 측면을 많이들 떠올리실 텐데, 학습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어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학습은 교실이나 독학으로만 가능한 것처럼 이분법적인 선택지로 주어져 있어요. 무언가를 배우려면 학교기관이나 사교육으로 지식을 전달받는 식인 거죠. 하지만 더 큰 세상에 대한 배움을 구하려면 혼자서 직접 기획하고, 계획을 짜고, 주도적으로 학습을 이행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필요한 배움을 누군가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요.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가르쳐줄 수 있는 범위에 한계지점이 있거든요. 제가 없더라도 이 친구들이 잘 살아나가려면 스스로 학습을 이뤄갈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자기주도 학습을 장려하는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좋겠어요.”
비영리스타트업 성장지원 사업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박용) “참여 계기부터 말씀드리자면 일단 돈이 필요했어요. 개발에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한데, 구구컬리지가 개발하려는 기능들이 간단한 기능들도 아니잖아요. 집중해서 개발하기 위한 시간과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였어요. 어플리케이션의 디자인도 신경 써야 했어서 외주 비용도 필요했고요. 초기에는 100만원 규모의 작은 비용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충분히 가능하겠다 싶더라고요. 멤버도 더 모으고 규모를 확장해가면서 비영리스타트업 성장지원 사업을 비롯해서 프로젝트들을 더 진행하게 된 거죠. 지금은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일을 하고 있어요. 사실 디자인도 신생 회사랑 일부러 많이 하고, 협력 대상도 늘려왔어요. 잘 할 수 있는데 기회를 얻지 못한 곳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이미 잘하고 있는 곳는 굳이 저희가 아니더라도 많은 일을 하고 계실 테고요. 웹 디자인을 해보지 않은 회사더라도 같이 해보자고 먼저 제안을 드리는 시도도 있었어요. 단가도 있겠지만, 경험을 함께하며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있잖아요.”
다가오는 2023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 (박용) “앱을 개발하면서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요즘도 엄청 찾아다니면서 읽어보고, 동영상도 보고 하는데, 보다 쉽게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콘텐츠를 만드는 팀을 하나 꾸려서, 인터렉티브한 콘텐츠 제작에 도전해보는 거죠. 국내외로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수학 콘텐츠는 국내외로도 아이들용 밖에 없거든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분들이 즐겁게 활용하실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인공지능 측면으로는 학습자의 상태를 분석할 수 있도록 개발해오고 있다 보니, 분석기능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고도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단체 측면으로는, 멤버 분들이 보통 공대나 자연대 출신들이 많아서 ‘대안공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고등학교나 인문계열 대학교에는 대안학교가 있는데, 공학 계열에도 하나쯤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씀해주신 대안공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네요.
- (박용) “IT나 개발자의 경우, 대게 학부에서 전공하거나 국비지원을 받고 3~6개월 정도 취직을 하는데요. 직업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학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어요. 저도 인공지능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가 있는데, 현재의 평생교육기관으로는 역부족이거든요. 겉핥기에 그치지 않고 깊이 있게 배우려면 최소 대학교나 대학원은 가야 가능한데, 대학원에 갈 돈과 시간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잖아요. 굳이 그래야 할까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세세한 것까지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경험을 중심으로 깊게 학습할 수 있는 대안학교가 있으면 어떨까 해요. 학문과 논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대안적인 플랫폼이 마련되어있으면 다들 와서 이야기하고 배워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컨셉은 구상해두었는데, 학기제로 운영할지, 주말 반으로 운영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았어요. 그래도 2023년에는 시도해보고 싶어서 사람들을 모으고 있어요. 이미 존재하는 대안학교 측에 공학 계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고요.”
교육에 대한 목표도 따로 설정해두신 것이 있을까요?
- (박용) “오프라인 교육은 서울이나 수도권은 복지관을 통해서도 충분히 제공되고 있다 보니, 복지계에서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는 온라인 교육을 우선순위로 하고 싶어요. 오프라인 교육을 하더라도 관련 자원이 부족한 지방에서 하고 싶고요. 2023년도 상반기로 기획한 내용으로는 졸업앨범 프로젝트가 있어요.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 학력을 취득하신 분들을 모아 졸업사진을 찍으려고요. 작년에는 오프라인 교육을 하지 않았어서 공개 모집으로 학교 밖 청소년 분들, 다문화 분들 뿐만 아니라 졸업을 기념하고 싶으신 모든 분들이 참여하실 수 있도록 열어보려고요.”
3년 뒤 구구컬리지는 어떤 모습일까요?
- (박용) “3년 뒤에는 구구컬리지 학습 사이트를 활용해 검정고시에 합격하신 분들이 대안학교로 오셔서 3개월이나 6개월 정도 함께 일 해볼 수 있게 된다면 좋겠어요. 추가적인 공부를 원할 때도 대안학교의 랩실에서 함께 하고요. 언젠가는 20살 이후의 평생교육이 구구컬리지에서 커버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구구컬리지는 대표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 (박용) “제가 배우고 싶은 방법을 구구컬리지로 구현해본다는 느낌이 커요. 개발자는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늘 갖고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새로운 걸 익혀서 풀어야 하는 입장이에요. 그럴 때 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만은 없으니, 어떻게 배울 것인지, 그 방법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일지 늘 고민하면서 일을 진행하거든요. 이런 접근이 구구컬리지에 녹아 있다고 생각해요.”
구구컬리지의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이 어떻게 하면 구구컬리지를 만날 수 있을까요?
- (박용) “이메일(pangol@99college.org)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면담 컨설팅을 드리기도 하는데, 커리큘럼을 토대로 한 교육은 보통 3월, 봄·가을에 정기적으로 모집해요. 상시적으로는 단체로 요청 주셔도 좋아요. 유튜브(KENTA)와 인스타(@pangol82)를 통해 공지해드리고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팔로우 해주시면 더 많은 소식을 받으실 수 있고요. 온라인 사이트(https://domat.co.kr)도 오픈했어요. 무료니까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분들이 사용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유투브로 검정고시 학습을 하고 싶은 싶으신 분들은 www.youtube.com/@mat_99college 여기로 오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 해주세요!
- (박용) “이제 막 시작한 작은 비영리조직들이 생각보다 엄청 많아요. 큰 곳보다는 이런 곳을 많이 살펴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비영리 활동을 시작한지 7~8년 정도 되었는데, 주변에서 함께 해오던 분들이 점점 사라지시더라고요. 7년 전 일했던 분들 중 비영리에 남아있는 분들도 10분의 1 정도뿐이고요. 전체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활동하며 겪게 되니 아는 거지만, 비영리 활동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만큼 지원이 많이 필요해요. 비영리활동을 이어가시는 분들로 인해 살아가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TV 광고에 나오는 대형 조직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영세한 조직들, 새롭게 시작하시는 분들도 많아져야 사회기여부문의 생태계가 잘 이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솔루션을 가진 단체들도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일단 저희가 외로워서요. IT로 뭔가를 하려는 비영리단체도 많았으면 좋겠고, 디자인을 다루시는 분들도 많으셨으면 좋겠고, 음악도 해당될 수도 있을 거 같고… 다양한 분야에 발 딛고 계신 분들이 더 많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차갑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AI 기술이 가치를 품은 개발자들을 만나 혹한기 학교 밖을 서성이는 이들을 녹이는 멘토가 되었습니다. 번듯한 직장, 안정적인 수입원보다도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육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개발자들은 어느덧 구구컬리지라는 이름의 대안학교를 꿈꾸고 있습니다. 성장을 시도하는 것조차 버거울 이들을 위해 길을 내는 구구컬리지의 기술이야 말로 가장 진취적인 첨단 기술이 아닐까 합니다. ‘휴지 줍는 교감선생님’을 그리던 박용 대표님의 꿈이 대안학교로서 이루어질 날을 고대하며, 앞으로도 쭉 구구컬리지의 따뜻한 기술을 응원하겠습니다.
*2022년 12월, 인터뷰 진행 및 정리: 김동희_협동조합 거버넌스리빙랩